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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 월 곡 / 서덕석 목사

너만 있으면 이 온 세상이 온통 내것만 같고
남 부러울 것 하나 없던 달덩이 같던 내 새끼야

바퀴벌레 한마리 못 죽여서
뒷꼭지만 벅벅 긁던 순진한 너를
누가 쏘앗길래 가슴에 바람구멍이 난
푸르딩딩하게 부은 고깃 덩어리가 되어 돌아 왔느냐

지랄같은 민주주의가 뭣인데
사람답게 산다는 게 뭣 인 데 -

펄펄 뛰는 가물치 같던 네가
토막 토막 쳐 죽임 당하고
그것도 모자라 빨갱이로 몰려야 하느냐

그 놈의 민주주의인가 뭔가가
피를 먹고 사는 괴물이라면
차라리 내가 대신 죽어 줄 것을...
눈에 넣어도 안아프던 내 새끼야

오늘이 네가 맞아 죽은 날이라고
벌써 턱수염이 까실까실 한 네 친구 놈들이 다녀갔다
말없이 두 주먹 부르쥐고 무릎끓고 앉아
네 사진만 바라보다가 붉어진 눈시울로 횡하니 갔다

말 좀 해 봐라 내 새끼야
억울하거든 피눈물이라도 흘려 보아라
피눈물도 다 말랐거든 마른 눈꺼풀이라도
깜박여 보아라

그래도 오월이라고 산들은 저리도 짙푸르고
아카시아 향내는 미치도록 진하기만 한데
가슴은 왜 이리도 허전하냐
웬 놈의 눈물은 줄줄히 쏟아지느냐
달덩이 같던 내 새끼야.



- 서덕석 시집 '때로는 눈먼 이가 보는 이를 위로했다.' 중에서